야설

팀장님 와이프 -5부

소라바다 317 12.22 12:27
달을 품은 호수

 

양쪽으로 나뉘어진 남녀 화장실 가운데 있는 세면대에서 손을 씻은 후 뒤로 돌아설 때 화장실로 들어서는 누군가와 부딪혔고,

그렇게 부딪힌 나와 그 사람 사이에 무언가 물건이 달그락~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순간적인 충격이었지만 내 몸과 비교하면 상대방 몸이 먼저 밀려나는 느낌으로 보아 상대방은 여자 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부딪힌 상대방을 살피자, 160cm가 조금 안되는 듯 아담한 키에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나이로

어깨 위로 커트를 한 귀여운 외모의 여자가 내 앞에 보여졌습니다.

 

여자의 모습을 확인함도 잠시, 방금 무슨 소리를 내며 떨어진 물건을 확인해야 했기에 허리를 숙여 집어 든 것은 그녀의 것으로 보이는 핸드폰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앗... 하아.. 제가..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기 핸드폰 액정이 조금 나간 것 같은데요."

"예에?? 히잉..."

"죄송합니다. 제가 잘 보고 돌았어야 했는데."

"아아. 아니에요. 핸드폰 하느라 못 본 건 전데요."

"그래도 제가 힘이 더 세니 제 탓이 더 크죠."

"하하핫~"

 

 

별로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를 분위기 전환해 보려고 던져봤는데.

그 여자는 반응이 정말 좋은 듯 액정이 손상된 것을 확인하고 표정으로 아까워했고 내 말도 안 되는 개그에 자지러지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었습니다.

 

"하하. 이런 상황에서도 웃으시고 되게 긍정적이시네요~"

"아. 맞다. 액정 ㅠㅠ"

"...... 이거 제 명함입니다. 수리하시고 가격 알려주세요."

"안 그러셔도... 어엇?? △△전자 다니세요??"

"네. 어디 안 도망가고 연락 꼭 받겠습니다~"

"하하핫 그게 아니라요~ 음....... 제 아는 사람도 여기... 다니거든요."

"앗 정말요?? 더 잘되었네요."

"세상 정말 좁네요~"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짧은 대화에서 느껴진 그녀의 느낌은 사모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것으로,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에너지를 가진 여성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전 상황을 생각하던 나는 자연스레 히죽히죽하며 팀장님이 말해 주신 방 번호 앞에 섰을 때,

팀장님 신발 옆에 고이 놓인 검정색 에나멜 구두를 보고는 사모님이 온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여인과 부딪히며 시간을 소비했던 나는 늦었기에 서둘러 허리를 숙여 구두끈을 풀고 있었고, 그때 방 안에서 조금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직원이랑 밥 한 끼 먹는 게 그게 당신한테 허락까지 받아야 할 일이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유난이야!!"

"내가 몸이 안 좋다고 했잖아요!! 당신은 항상 내 말은 안중에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어젯밤에 내려오라고 안 했어 내가?? 어젯밤에는 뭐 하다 오늘 새벽에야 기어 내려왔어??"

"뭐요?? 기어 내려와야?? 말 다했어요??"

"아니 아직 다 안 했어. 그리고 내 부탁 좀 들어주는 게 그렇게 힘들어?? 집에서 살림만 하는 사람이!!"

"내가 당신 부탁 뭘 안 들었는데요?? 지금 여기 왔잖아요!!"

"아니!! 그것 말고, 내 취향 하나 맞춰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아아아아~~ 지금 내가 당신 원하는 대로 안 입고 와서 화가 난 거였어요??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참 잘나셨어요~ 내가 동네방네 소문 내 줘요?? 자! 자!! 여기서 내가 벗을게 그럼~~~!!! 자!!! 자!!! 됐어요???"

 

 

방 안에서 나던 시끄러운 소리가 점점 커지자 내 옆에 서 있던 종업원으로 보이는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은 어느새 사라졌고,

나조차도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며 방 안의 다툼 소리를 듣고 서 있었습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사모님이 뛰쳐나오다 정면에 서 있는 나를 보았는지 잠시 멈칫하셨지만 이내 내 앞에 서더니

나를 똑바로 쳐다보시며 구두를 신었고 그대로 출입구가 있는 쪽으로 사라지셨습니다.

 

사모님이 내 정면에서 사라지자 열린 방문 사이로 보이는 팀장님은 방금 사모님이 사라진 쪽으로 손짓하며 저에게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서둘러 가게 앞으로 뛰어나갔지만, 사모님을 발견할 수 없었기에 아까 팀장님과 함께 왔던 지하 주차장 출구 정면에 서서

사모님의 차량이 나오지 않을까 대기하고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 올라오는 한 차량의 라이트를 정면으로 받으며 막아섰을 때 운전석에는 사모님이 타고 계셨습니다.

정면에 서 있는 나를 보고 놀라 사모님은 차량을 세우자 얼른 운전석으로 다가가서 운전석 유리를 두드렸습니다.

 

"사모님~ 사모님!! 이것 좀 내려보세요~"

 

사모님을 부르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던 사모님은 그대로 차를 내달리셨고, 나를 제치고 그렇게 멀어지는 사모님의 차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멈춰선 사모님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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