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미시의 하루 -상편

소라바다 145 11.16 12:24
외출 준비

 

 

늘 정숙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는 요조숙녀여야 한다. 더군다나 남편과 다 성장한 아들, 그리고 조카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난 아직 여자의 본능이 살아있고 그것을 억누르는데 버겁다. 폭발 직전의 스트레스,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일단 모두를 보낸 오전 시간, 난 또 다른 나로의 변신을 꾀한다. 거들과 맥스 팬티를 벗어 던지고, 롱 치마 역시 한쪽에 구겨 놓는다.

 

 

2단 옷장 안쪽의 옷들 사이로 나만의 세계가 있다.

 

White, 오늘은 하얘지고 싶다. 정숙하게 보이는 바보스러운 하얀색.

 

조심스레 작은 상자를 연다. 몰래 숨겨 모은 팬티들, 시스 록 느낌의 맥스 미니를 꺼낸다.

 

손바닥만 한 팬티를 가만히 손 위에 올려놓는다. 앞뒤로 겹쳤음에도 손의 살들이 비쳐서 겉으로 드러난다. 하얀 반투명 맥스 미니, 초미니보단 덜 하지만 충분하다.

옆에 있는, 역시 흰색의 티팬티가 눈에 들어오지만, 오늘은 아니다. 어제 새벽에 세정을 한 나는 그냥 흰색의 팬티를 입는다.

 

두 개의 엉덩이를 세로로 반만 가려주는 팬티가 엉덩이에 달라붙어 압박한다. 델타 모양의 앞부분 역시, 손질하지 않았으면 음모가 보였을 정도로 작아서 더욱 옥죄인다.

 

살짝 떨린다.

 

브래지어 역시 같은 색상과 같은 소재의 것으로 고른다.

 

유두와 젖무덤이 고스란히 투영된다. 방안에 살짝 불어온 삭풍에 유두가 파르르 떨며 제 모습을 드러낸다.

 

뒤쪽에 길게 줄이 하나로 간 이태리산 투명 스타킹으로 몸을 감싼다. 발끝부터 서서히 올리며 몸과 하나 되게 한다. 엉덩이 부분을 끌어올려 덮자, 팬티의 압박이 한층 더한다.

 

이제 긴팔의 쫄티를 입는다. 터틀로 골랐다. 가벼운 시스룩 브래지어이기에 브래지어 보다는 그 안의 모습이 오히려 강조된다.

 

치마는 무얼 입을까? 청치마? 노출은 어쩔지 몰라도 착용감의 만족이 덜하다. 역시 면 스판덱스다. 흰색 면 스판덱스를 골랐다. 이건 길다. 무릎길이.

 

오늘 난 더 짧고 더 강렬한 걸 원한다. 무릎에서 15센티의 스판덱스 스커트를 입는다. 지퍼도 없다. 다만 타이트하기에 스판이 큰 몫을 담당한다.

 

액세서리와 화장은 최소한으로 하고 싶다. 목걸이 하나와 립스틱, 그리고 가벼운 볼 터치로 마무리한다.

 

전신 거울에 비춘다.

재킷을 걸쳐야만 가려질 듯한 상체의 노출, 도드라진 엉덩이는 어쩔 수가 없다. 오리 엉덩이처럼 튀어나왔기에 가벼운 면 스커트에선 팬티 라인은 감출 수 없다. 감추기도 싫다.

 

가벼운 향수를 뿌리면서 자동차 키 지갑을 백에 넣는다. 그러나 난 집에서 벗어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탄다.

그리 세월의 짐으로 힘겨워 보이지 않는 운전사.

 

뒷좌석 가운데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자 다리가 살짝 벌어진다. 절대 노골적이지 않고 그 모습이 되레 자연스럽다.

간혹 짧은 스커트를 입고 그 속이 보일까 염려되는지 연신 스커트 자락을 쓸어내리고 당기는 여자들을 보면 오히려 왜 그럴까, 차라리 입지 말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내가 민망해진다.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

그 아무것도 중요치 않다.

 

가까운 압구정역을 지나 신사역에 내리기로 했지만, 역삼역까지 갔다.

택시로 무작정 어딜 간다는 건 사실상 어렵기 그지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던 차에, 근방이 2호선 역삼역이었다.

 

택시 기사는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려 스커트 속을 슬쩍 본다.

아무 의미 없는 눈길로 비스듬히 기대어 여기까지 오는 내내 그가 룸미러를 아래로 조절해서 날 보는 걸 알았었기에 당연히 내릴 때 그럴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낯선 남자의 이글거리는 시선을 받으면서도 난 동요조차 없었다.

 

남루한 느낌. 그건 내가 정말 벗어나고픈 생활의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난 생활에서 벗어나고픈 것이다.

택시 기사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걸 뒤로 하고 난 총총히 지하철 계단으로 몸을 미끄러트린다.

 

사람으로 가득한 곳, 공기부터 다르다. 향기로운 비누 냄새와 보디로션 냄새, 그리고 저마다 사연을 안고 있는 향수가 뒤섞여서 혼탁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한 것은 바로 남자들의 땀 냄새.

여름이라 그런지 더 심한 것 같다. 몇 주 전보다 더 심한 걸 보니 말이다. 하긴 그때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것도 그 이유를 더 하고 있어 살짝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만원 지하철을, 푸쉬맨들에게 떠밀려 사방을 사람들로 가두어지고 난 뒤에, 어디로 갈까 하는 생각이 간신히 떠올랐지만 정작 생각나는 게 없었다.

 

부천에 있는 친구 순영이. 일찌감치 이혼해서 혼자 된 후, 술을 파는 작은 카페를 하고 있었다.

늘 나의 자잘한 고민 같은 내 삶을 모두 제 일인 것처럼 들어주고 화가 나서 술을 연거푸 마시고, 남편과의 문제를 들을 때면 기어이 가게 문을 닫고 둘이 술을 마시던 여고 시절의 순임이가 떠올랐다.

이른 시간이어서 집에 없을 수도 있겠지만, 핸드폰을 꺼 놓은 것을 알면서도 간혹 가게에서 자기도 하는 애니까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전철 안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앉을 자리가 쉽게 발견되지도 않았다. 한 정거장이 지나 운이 좋게도 내 앞의 청년이 일어났다. 왜 그리 고마운지.

 

지하철의 잔잔한 움직임과 덜컹거림은 아침잠의 부족함을 채우고 싶어서인지 눈이 감긴다.

서서히 다리에서 힘이 빠지고, 다리를 벌리고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한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그 두 다리 사이에 들어오는 또 다른 다리. 치한이다. 31살 정도 된 셀러리맨.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품은 나에게 순영은 배부른 사모님의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면 일갈했다. 그러나 얼마나 피곤했기에 숨통을 조금이라도 튈 수 있는 공간으로 밀려왔겠는가.

 

나는 벌어진 다리를 성급히 오므린다. 옆 사람이 봤을까 하는 걱정까지 하면서 두 다리 사이에 힘을 더한다. 그리곤 고개를 들어 본 얼굴.

그에게서 그 무엇도 느낄 수 없다. 그에게서는 그저 삶의 찌든, 벗겨도 쉽게 벗겨지지 않을 수밖에 없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다리를 더 벌려서 그에게 따스함을 전하고 싶다.

동료에게 우쭐거리며 오늘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말하면서 자신있어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괜히 장난기도 생기고, 왠지 아까 택시 운전사와는 달리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다리를 살짝 더 벌려 그의 허벅지와 종아리 무릎을 내 몸으로 받는다.

 

둔탁하게 떨어지는 그의 육체. 그러나 연민 이상이 아니어서이지 아무런 감흥이 없다. 난 일어나 그를 앉혔다.

 

다음이 신도림이다. 부천에 가기 위해 갈아타야 하는 신도림. 그러나 난 일어선 채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가 벌리고 앉은 다리 사이에 내 허벅지를 가져 댄다. 꿈틀거리는 그의 그곳을 느끼면서 난 미소를 지은 체 내릴 수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은 이미 오래전에 날 여인이 아닌, 그저 환자로 보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몇십 명씩, 완전히 벗은 두 다리 사이를 벌리고 그 안의 질까지 그에게 맡기는 여인들을 보면서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그에게 이십 년 이상 살아온 내 몸은 어떨까 생각해도 그럴 듯싶었다.

 

신도림에서 갈아타야 했다. 층계를 내려가는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는 내게 어떤 묘한 긴장감을 주어 온몸에 힘을 주고 마치 미스코리아나 슈퍼 모델 같은 자세를 요구한다.

 

엉덩이에 힘을 주고 가슴을 펴며 걷는 모습. 그러나 계단은 언제나 이런 옷차림을 입고 오를 땐 더더욱 묘한 감정을 일으킨다. 감춰야 한다는 생각과 살짝 보여지고픈 욕망 사이에서 언제나 갈등하고, 그 갈등 속에서 어정쩡한 모습으로 오르게 된다. 어설픈 손동작으로 치마의 뒷자락을 잡지도 못하고, 노출이 심할 듯싶을 때만 핸드백으로 살짝 그 위치를 가리게 내 방법이다.

 

푸시맨이 간신히 집어넣어야 할 정도였다. 신도림역은 항상 만원이다. 거의 마지막일 거로 생각하며 푸쉬맨의 손길에 밀려 전동차 안에 들어갔지만, 내 뒤로도 더 들어왔고, 또 그만큼 서로 밀착되는 1호선.

 

두 손에 백을 쥐고 가슴으로 모았다. 상대방과의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아무래도 소매치기가 더 거슬리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에게 치여 끙끙거리는 신음이 들린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이 일을 매일같이 겪는 사람들이 못내 안쓰러웠다.

 

전화가 왔다. 간신히 백에서 꺼내 보니 남편이었다.

받고 싶지 않았다. 진동으로 해놓는 버릇 덕에 도로 백에 넣고는 다시 가슴께로 모으는 순간,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하얀색 스판덱스 스커트 위로 조심스러운 타인이 느껴졌다.

 

떨리는 타인의 느낌. 그 느낌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앞으로 살짝 골반을 움직여 피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기다림인지, 혹은 두려움일지 모르지만, 상대의 반응을 온몸으로 감지하려 한다.

짧은 순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 긴장을 풀려는 순간, 아까보다 조금 더 아래로 타인이 느껴진다.

역시 조건 없는 반사작용으로 앞으로 살짝 움직이지만 나아갈 공간이 없다. 오히려 밀려, 뒤로 내 몸이 밀리고 그 타인에게 밀착된다.

 

손끝이 살짝 떨린다.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한두 번의 경험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이런 타인의 수순을 알아서인지 더더욱 난감하다.

 

처음엔 분명 허리 바로 아래였지만, 지금은 엉덩이의 정점에 타인의 손등이 느껴진다. 조심스러운 탐색이리라. 의도적이지 않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의 숨은 저의가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아닌 손등으로 내게 항변하는 것이다.

 

구로역.

 

사람들의 타고 내림과 동시에 살짝 벗어났던 그의 사정권에서 난 다시금 꼼짝할 수 없는 포위망 속에 갇혔고, 그와 동시에 손등이 아닌 손바닥과 손가락 끝의 의도가 엉덩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다음일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살짝 눈을 감으며 아니길, 그저 아무런 의도가 아니라 그냥 만원 전철에서의 어쩔 수 없는 몸짓이길 바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그의 탐색이 시작된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을 수도 없는 상황. 어디로 피할 수도 없는 만원의 지하철 속에서 난 그저 가슴께에 붙이고 있는 핸드백을 두 손으로 꼭 잡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의 손은 천천히 그러나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은밀하게 움직였다. 엉덩이 골짜기에서 잠시 그 움직임이 멈추는 듯했지만, 곧 그 골짜기의 선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호흡이 멈춰지는 듯했다.

처음 경험하는 것도 아니지만 오늘같이 한 달에 한두 번 몸이 반응하는 날을 그는 마치 알기라도 하듯 서서히 도발했고, 내 몸은 철저하게 반응할 준비를 하는 듯했다.

 

팽팽할 대로 팽팽한 스커트 위의 그 손길은 골짜기까지 범하지 못했지만, 시스룩 스타일의 타이트한 팬티는 스커트 밑에서 그 움직임을 고스란히 피부에 전달했고, 순간 움찔함과 함께 질과 항문이 조여졌다.

 

그의 손길이 어디까지 올까 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그는 둔부라고 할 수 있는 엉덩이의 가장 탱탱한 살 쪽으로 옮겼고,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내게 자신의 초조함과 흥분을 전하기라도 하듯 미묘한 떨림을 느끼게 했다.

움츠렸던 질과 항문은 순간 힘이 풀리는 듯했고, 강하게 조였던 탓인지 살짝 벌어지는 항문을 알 수 있었다.

 

엉덩이를 좌우로 쓰다듬는 손길. 그는 흥분했는지 손길이 뜨거웠다.

 

몇 차례 강도를 변화시키면서 쓰다듬던 손길 속에 타이트한 치마는 그 길이가 짧아지는 게 느껴질 정도로 올라갔고, 그 안의 시스룩 화이트 팬티는 습해서인지 엉덩이 골짜기 사이로 말리기 시작했다.

 

더 도드라지는 팬티 자국, 앉아서 조금만 의도적인 마음으로 본다면 스커트 속의 팬티는 보일 정도로 올라갔을 거라는 생각으로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순간에도 별다른 이동을 하지 못하고 한 정거장을 마저 가야 했다.

 

오른쪽으로 느껴지던 그의 손길과는 달리 왼쪽 엉덩이에도 뭔가 딱딱한 것이 밀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그것이 그 남자의 심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뜨거움이 느껴지는, 마치 심장이 있는 듯 맥박이 느껴지고, 커다란 미동도 없이 그 단단함을 자랑이라도 하듯 엉덩이에 대고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그 강한 도전에 휘청이며 쓰러질 듯, 난 왼손을 들어 허우적거리며 손잡이를 찾아 무의식적으로 잡았다. 그런데 그곳엔 이미 다른 이의 손이 있었고, 그 손은 뒤에서부터 뻗어 온 남자의 손, 바로 그의 손이었다.

 

당황한 나머지 손을 빼기 위해 엉덩이를 뒤로 빼며 몸의 중심을 잡았지만 그건 오히려 그의 오른손과 그의 심볼에 내 육체를 헌납하듯. 아니, 더, 더, 더 유린해달라는 것처럼 안기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자 그의 손은 더욱 과감해졌고, 그의 심볼은 힘을 더했다.

그의 거침없는 손놀림은 이내 얇디얇은 팬티의 우측 부분을 엉덩이의 골짜기 사이에 끼워지게끔 했고, 타이트한 팬티이기에 그의 뜨거운 심볼이 닿는 왼쪽 부분마저 제 자리를 잃고 골짜기 쪽으로 튕겼다.

 

엉덩이골에서 느껴지는 강한 자극. 그건 티팬티를 처음 입었던 15년 전의 그 느낌과 유사했지만, 사뭇 다른 것이었다.

자연스레 끈 하나로 엉덩이 골짜기를 가르는 것과 억지로 타이트한 팬티를 젖혀 엉덩이 살이 볼록해지면서까지 그 사이로 집어넣는 것은 엉덩이골의 벌어짐부터 다른 것이었다.

마치 무엇을 받아들이기 위해 살짝 벌어진 것처럼, 엉덩이는 양쪽으로 서로 떨어졌고 항문은 벌어졌다.

 

사우나에서 본 외국 여성은 참 낯설었다. 너무나 다른 모습. 그러나 더더욱 놀랐던 것은 그녀가 입은 팬티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팬티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엉덩이는 둥근 보름달처럼 크지도 않으면서 너무나 탐스러운 복숭아처럼 그 속살들을 드러냈고, 손을 대면 마치 과육이 뚝뚝 떨어질 것같이 탄력 있어 보였다.

 

그 모습은 그날 바로 백화점에서 사 와 전신 거울로 비춰보던 내 모습 속에서도 어렴풋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남편에게 보일 자신은 없었다.

날 뭐라 생각하겠는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경멸의 낯빛을 보인다면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남편은 섹스도 그저 형식적이며 계획적이었고, 어디까지나 부부의 의무와 권리라는 측면에서 행해지는 의식이었다.

 

물론 결혼 초에는 그렇지 않았다. 배고픈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고 힘이 넘쳤다.

그러나 내가 그 행동에 반응하며 뜯기는 살육의 아픔을 알아가는 찰나에 남편은 어느덧 갓을 쓴 이리가 되었고, 여유로움마저 찾아가는 세월이 되었다.

 

게다가 그 고통이 어느덧 쾌락임을 알게 돼 몸이 반응하던 그 첫날, 남편의 멈칫거림은 날 그냥 숨통이 끊겨 아무런 느낌과 고통을 못 느끼는, 그저 먹잇감으로 있기를 바란다는 걸 알게 되고, 얼른 일어나 분비물들을 치우고 남편의 심볼을 적신 수건으로 닦아주는 아내이길 원함을 알았기에 거기서 멈춰야 했다.

 

그 뒤로 나는 몰래 티팬티를 입었고 그 티팬티가, 보여지는 쾌락뿐만 아니라 내 몸마저 자극함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티팬티를 입고 몸을 비춰보다 집 안 청소를 하게 된 나에게 그것은 묘한 강렬함으로 이야기해왔다. 조금만 더 다리를 벌리고 걸레질하라고.

 

다리를 조금 더 벌리자, 그것은 내게 더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 했고, 난 그것이 얘기하는 것에 숨죽이며 반응했고, 그것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젖었었다.

그것은 내 음부를 꿈틀하게 했고 뜨겁게 했다.

 

어느덧 내 손은 그것을 향했고, 그것은 나와 한 몸으로 나에겐 자극이었다.

벌어지는 꽃잎 사이로 파고드는 그것에 항문마저 문을 열어 받아들였고, 이내 처음 듣는 속삭임에 음부 안으로부터 쿨렁거리는 뜨거운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그때의 그 느낌과는 달랐지만, 더 강렬했다.

 

치맛단이 올라갔음을 알았다. 벌어지는 항문과 달리 음부와 허벅지는 무릎의 교차함과 함께 조여졌고, 더 이상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벗어나려 했지만 여의찮았고, 그의 손은 타이트했던 스판 미니스커트 자락 속으로 들어와 항문으로 말아 올려져 팬티가 없는 맨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노출된 엉덩이, 드러난 하얀 엉덩이, 항문까지 말아 올려져 음모까지 보일 수 있었음에도 어쩌지 못하고, 꺾인 무릎 때문에 엉덩이를 그에게 내밀려 마치 후배위를 원하는 음탕한 계집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프로가 아니었다. 그는 그 강렬함을 이기지 못하고 주체할 수 없는 욕정에 내 엉덩이를 잡아 뜯었다.

 

아직 그 아픔을 희열로 받아들이기에는 성급했고, 장소도 용납할 수 없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난 거침없이, 마치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벗어났고, 순간적으로 치마를 정상으로 손질했다.

그러나 그 치마 속의 팬티는 여전히 내 항문 사이에 끼어 있었고, 정상적으로 만들기에는 장소가 여의찮았다.

또한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그건 이미 이야기가 아니라, 내게 퍼붓는 독설로 바뀌었고 더는 감미롭지 않았다.

 

있었던 자리로 살짝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수많은 인파 속으로 자신을 감췄고, 처음부터 그 누구도 아니었던 것처럼 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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