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나의 페티시 경험기 -단편

소라바다 419 09.20 14:17
누군가가 자꾸 따라 오는 기분이 든다. 한 손엔 무언가 들고 있는데 예감으론 디카가 아닐까 하는 감이 온다.

얼마쯤 걸었을까? 도저히 저놈의 정체가 뭔지 궁금해 미치겠다.

골목길로 접어들면서 모퉁이를 돌아 남의 집으로 숨어버렸다.

 

"타다닥..."

 

조금 바쁘게 움직이는 발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대문 밖으로 그의 모습이 보인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한숨을 내뱉는다.

앞으로 하염없이 바라보며 실망하고 있는 그의 뒤로 소리죽여 걸어갔다.

그는 더 이상 갈 마음이 없는지 고개를 돌려 뒤돌아 오려 했다.

 

순간 나의 시선과 마주쳤다.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범죄를 저질 다가 들킨 사람처럼 너무나 놀래 하며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한 손에 역시 예감대로 디카가 들려있었다.

 

그가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에 나는 힘을 내어 그에게로 가까이 접근했다.

 

"저기요. 뭐 하는 사람인데 제 뒤를 찍으세요?"

 

그는 거의 새파랗게 질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게. 저. 죄송합니다."

"남의 사진을 함부로 찍는 건 불법인 줄 몰라요?"

"죄송합니다. 아가씨. 한 번만 봐주세요."

"봐주긴 뭘 봐줘요? 댁 같으면 기분이 좋겠어요?"

"................"

 

완전히 기죽은 그 모습에 나는 더욱 용기가 생겼다.

 

"아저씨 혹시 변태세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 아가씨가 하도 이뻐서 그냥 사진으로 간직하려고."

"사진 얼마나 찍었어요? 몇 장인데요?"

 

나의 언성이 높이 울려 퍼지자 주위에 오가는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고 간다.

주위 사람들이 있는 터라 그는 더욱 주눅이 들어 보였다.

나는 그 자리서 더욱 다그쳤다.

사진은 어디다 쓰려고 했는지. 나 말고도 누구도 찍었는지.

 

그의 대답에 나는 놀랐다. 오늘이 3일째 나를 촬영했다고 한다.

그동안 나는 왜 눈치를 못 챘는지. 신경이 둔한 것도 아닌데.

 

아무튼 그는 나의 짧은 치마에 매력을 느껴 그런 짓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스타킹 신은 다리를 보며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기가 차는 일이기도 했지만, 나의 미모에 넘어간 또 하나의 늑대를 보니 또 어깨가 들썩거려졌다.

 

"이놈의 공주병 또 도지려 하네."

 

맘속으로 말하며 그에게 한마디 했다.

 

"저기요.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또 그러면 경찰서 연락하겠어요. 그리고 전화번호 하나 주세요. 혹시나 하는 거니까 겁먹지 마시고요."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주머니를 뒤졌다. 그리고는 작은 종이 하나를 나에게 건네줬다. 명함이었다.

나는 그 자리서 확인 들어갔다. 명함에 적힌 핸드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의 바지에서 벨 소리가 들려왔다.

 

"맞네요."

 

쌀쌀하게 내뱉으며 나는 발길을 돌렸다.

 

친구들을 만나 재잘거렸다. 매일 만나도 무슨 말이 그렇게나 많은지. 여자인 내가 생각해도 의문이다.

낮에 있었던 일을 친구에게 말했다. 모두 손뼉을 치며 뭐가 좋은지 웃어댄다.

 

"얘. 너 아직도 그런 거 모르고 있었니?"

"뭐가?"

 

나는 친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남자들. 여자 다리 찍어서 집에 가서 그거 보며 딸딸이 친데."

"뭐?"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얘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에 내가 사귀던 남자 중에 그런 남자가 있었는데 스타킹 신은 발로 딸딸이 쳐 주면 되게 좋아하더라고."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어떻게 발로 남자에게 딸딸이를 쳐줄 수 있는지.

하지만 친구의 말을 더 듣고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가 있었다.

스타킹 신은 다리로 남자의 팬티 속으로 발을 넣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바닥으로 귀두를 문질러 주면 남자들이 무척 흥분한다는 것이었다.

발바닥과 발바닥 사이에 좆을 끼우고 귀두를 쓰다듬어 주면 스타킹의 부드러움과 발이라는 페티시적인 행위에 금방 오르가즘에 도달한다는 것이었다.

그걸 즐기는 남자들은 얼마 안 가서 발바닥에 하얀 좆 물을 토해낸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자 나의 섹끼가 발동 되려고 했다. 나도 한번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발바닥 사이에 남자의 좆을 끼우고 위아래로 문질러주면서 좋아하는 남자를 보면 우월감 같은 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리고 페티시가 도대체 얼마나 강렬한 쾌감을 주는지 느끼고 싶었다.

나는 백을 뒤져서 낮에 그 남자에게서 받았던 명함을 꺼냈다.

명함을 들춰보는 순간 나의 보지가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폰을 들어 그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거의 반공갈로 그를 불러냈다. 안 나오면 경찰서 연락한다 했으니 자기가 안 나올 수가 있나.

그를 기다리면서 가슴이 콩닥거렸다. 어떻게 그런 말을 전할까.

 

용기를 얻기 위해 나는 위스키 한 병을 주문했다. 소주를 즐기는 나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위스키가 마시고 싶었다.

서너 잔 마셨을까. 알쏭달쏭 한 게 얼굴이 달아오르려 한다.

입안도 독한 위스키의 열기로 화끈거린다. 얼른 우유 한잔을 따라 입안을 헹궜다.

잔을 내려놓으며 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렇게 낯설지 않은 한 남자가 들어온다.

그는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나를 알아보고는 테이블로 향했다.

3일 동안 나를 따라다니며 몰래 사진을 찍었으니 나를 빨리 알아볼 만도 하다.

 

그냥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숙이며 자리를 앉는다. 잠깐 나의 눈과 마주치고 이내 눈을 피한다.

 

"괜찮아요. 그렇게 눈길 피하지 않아도 돼요.

 

"조금은 상냥한 목소리에 그는 의외라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은 술 한잔 얻어먹고 싶어서 불렀어요. 괜찮죠?"

 

술기운을 얻어 말하며 윙크도 해줬다.

 

."어...에..예...."

 

뭐라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순진한 면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얻어먹는 것도 아니죠. 모델료를 받아야 하니까. 모델료 대신 술 먹는 거죠."

"아예. 헤헤.."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 모습이 너무 순수해 보인다.

저런 사람이 어떻게 페티시를 즐길까 하고 잠시 속으로 의문을 던져본다.

 

스트레이트 잔을 들어 그에게 건넸다. 그리고 위스키를 따랐다.

단숨에 훌 털어 넣어버린다. 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머머. 술 잘하시나 봐요?"

 

긴장을 풀어주려 그냥 던진 말이었다.

 

"에..조금...."

 

그의 표정도 약간은 밝아졌다. 하긴. 나 같은 섹시녀 앞에서 인상을 찌푸릴 수가 있나...

이런 생각에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나의 결점이다.

누가 나를 칭찬하거나 나 스스로가 예쁘다고 생각할 땐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누가 말했던가. 공주병이라고.

 

"이름이 뭐예요?"

"OOO입니다."

 

이름이 참 좋다. 영화배우들이나 써먹을 그런 이름 같다. 나이. 직업. 사는 곳은 어딘지. 등등 많은 얘기가 오갔다.

그러면서도 내 머릿속은 빨리 중요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몇 잔 들어가자 그도 얼굴색이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약간의 취기가 올랐음을 감지하고 그에게 작업 들어갔다.

 

"저. 저기요. 그거 있잖아요.."

 

더듬는 내 말에 그는 신기하듯 나를 보며 말했다.

 

"뭔데 그렇게 말을 더듬어요?."

 

나는 잠시 머뭇거리며 다시 용기를 냈다.

그는 페티시를 즐기는 남자고 나는 페티시가 뭔지 알고 싶고.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나를 위로했다.

 

"페티시...좋아하세요?"

 

이 물음에 그는 약간의 당혹함을 내비쳤다. 얼마 있지 않아 그는 무슨 결심을 내린 듯 입술에 힘을 주며 대답을 했다.

 

"예..... 좋아합니다...그리고 매우 즐깁니다.

 

"대답이 끝나며 또 내 눈을 피한다.

 

"아니. 저. 다른 뜻은 없고요, 페티시가 뭔지 알고 싶어서요.."

 

잠시 몸을 뒤척이며 나를 보면서 다시 입을 연다.

 

"사실 여자들 속옷에 관심 많아요, 특히 스타킹을 좋아하고요."

"저도 그런 거 정도는 알아요. 내 팬티로 성기를 감싸 자위하는 남자도 보았고요. 제가 알고 싶은 건 속옷이 아니라 발로 하는 풋 페티시 말하는 거예요."

"그런 건 못 해봤어요. 비디오에서나 보았지. 관심은 있지만 상대도 없고."

 

상대가 없다는 그의 말에 나는 이때다 하며 힐을 벗고 테이블 밑으로 그의 성기 쪽에 발가락을 갖다 댔다.

움찔하며 내 발목을 잡던 그가 가만히 있다.

나는 발가락으로 그의 자지를 문질러 주었다.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자지의 감촉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기분이 좋은지 가만히 앉아있었다.

발을 내리고 힐을 다시 신었다. 그리고 그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모텔로 들어서자마자 그가 침대 위로 눕는다.

 

"좀 씻고 올게."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가 벌떡 일어나 나를 붙잡는다.

씻으면 안 된단다. 힐 냄새가 그대로 묻어있는 발로 자지를 문질러 달란다.

그래도 되는 건지. 어떻게 씻지도 않은 발로. 하지만 그의 완강한 부탁에 나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옷을 벗고 그는 누웠다. 그가 시키는 데로 나는 의자를 가지고 와서 침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오른발로 그의 자지 위를 문질러 줬다.

 

발목을 움직이며 귀두를 문지르자 금방 빳빳하게 자지가 일어섰다.

일어선 자지를 왼발과 동시에 발바닥으로 움켜 집었다.

손으로 딸딸이 쳐주듯 아래위로 문질러 주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리가 뻣뻣해지며 아파져 왔다.

그렇지만 발바닥으로 느끼는 자지 감촉은 너무 좋았다.

간지럽기도 하면서 뜨거운 감촉이 나를 흥분하게 할 정도였다.

 

상상했던 우월감은 없었다. 색다를 행위에 아무튼 뭐라 할 수 없는 쾌감만 감돌았다.

손바닥을 비비듯 그의 자지를 발바닥으로 비볐다.

 

."흐아... 으으.."

 

그는 흥분된 신음을 토했다.

계속되는 나의 발 마사지를 그는 중지시키더니 일어났다. 그리곤 발을 잡고 입으로 가져갔다.

나의 발가락들은 그의 혀에 간지럽혀져 갔다.

 

"아..응..."

 

간지러운 건지..어떤 건지. 묘한 쾌감에 나도 모르게 교성이 터졌다.

발바닥으로 혀가 지나칠 땐 그 흥분은 더욱 거세졌다.

보지가 꿈틀거리며 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 느낌. 너무 좋았다.

 

그는 스타킹 신은 나의 발을 가만 놔두지를 않았다. 온통 침으로 축축이 물들어져 갔다.

그가 힘겨운 듯 다시 눕는다.

 

다시 발바닥으로 그의 자지를 문질렀다. 오른 발바닥으로 귀두를 원형으로 문질러 주었다.

엄지발가락으로 그의 갈라진 요도 부분을 문질렀다.

그가 흥분에 찬 소리를 질렀다.

 

"흐아...계속해줘...하....."

 

자지가 움찔움찔 움직였다. 그 부분을 지날 때마다 움찔거렸다. 여자의 클리토리스처럼 거기도 민감한 곳인가.

그의 귀두는 벌겋게 달아 있었다. 금방 피가 날 것처럼.

멈추고 싶었지만 흥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럴 수 없었다.

 

그가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두 손으로 내 발목과 발가락을 잡았다.

양발바닥에 자지를 끼운 체 그는 내 발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갑자기 거칠고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간 그의 입에서 떨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아...아.아.후아"

 

허연 액체가 쏟아지면서 스타킹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안으로 스며들자 발바닥으로 뜨끈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의 손은 조금이라도 더 길게 쾌감을 느끼려 멈추질 않았다.

 

어느 순간 그의 손놀림이 끝났다.

발바닥으로 좆 물이 흥건하게 배어들기 시작했다.

매끄러운 허벅지 위로 그는 좆 물을 손으로 묻혀 비비기 시작했다.

허벅지는 좆 물로 번들거렸다. 씻고 나오며 그에게 인사를 했다.

 

"오늘 즐거웠어. 나 갈게.

 

"문을 열고 나가려 하자 그가 말을 한다.

 

"다음에 또 할 수 있어?"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대신에 내가 필요하면 팬티 벗어 줄게. 그걸로 해결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린다. 아직은 잠이 들깬 상태.

메일 도착 했다는 신호음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소음으로 들린다.

부스스 눈을 비비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누군지 모르는 낯선 사람의 메일이다.

컴을 켜고 다시 한번 메일을 확인했다. 여기저기 많은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그중에 유독 페티시에 관심이 많다는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자기는 팬티에 관심이 많다는 메시지였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나를 알고 있다는 거였다.

어떻게 나를 알고 있을까...

여기저기 성인 사이트에 많이 가입하다 보니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러면 혹자는 개 날라리로 아실 텐데 그렇지는 않다. 조금 밝히는 건 있지만 개는 아니다.

입고 있는 팬티를 자기에게 팔 수 있으면 팔라는 남자의 메시지였다.

조금은 황당한 메시지였지만 수많은 속옷을 도둑맞은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황당한 것은 사진까지 첨부해달라는 거였다.

입고 있는 팬티는 팔 수 있다 치더라도 어떻게 사진까지 첨부해달란 말인가... 얼굴 빼고 찍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사진을.

 

고민 끝에 답장을 보냈다. 사진은 좀 곤란한데. 라고..

그러면 누구 건지. 쓰레기통에서 주운 건지도 모르는 팬티를 어떻게 살 수 있겠냐는 답장이 날라왔다.

은근히 화가 치밀어 싫으면 집어치우라 했다.

 

며칠 있다 또다시 그 남자에서 메일이 왔다. 팬티만이라도 부쳐 달라는 거였다. 8만 원 줄 테니 지퍼락에 단단히 봉해 보내달라는 거였다.

괜찮은 장사지 싶어 돈부터 부치라며 계좌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또 다른 사람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팬티와 스타킹을 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단 팬티는 1주일 입은 것으로. 미친놈.

속으로 욕했다. 어떻게 팬티를 1주일씩이나 입을 수가 있는지. 자기 같으면 1주일 입을 수가 있겠나. 보지가 썩어 문드러지겠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스타킹을 원한다는 거였다. 대신 직접 만나서 벗어 달라는 거였다.

역시 미친놈이라며 욕을 했다.

그러나 솔깃해졌다. 돈은 얼마든지 준다는 내용이었기에 때문에

 

OO 강변에서 OOO 차량.

 

한참을 고민하고 며칠을 더 고민해서 답장을 보냈다.

 

현금 15만 원. 그리고 다른 요구사항 없이.

 

며칠 후 그 메시지의 주인공을 만났다. 도저히 겁을 떨칠 수 없어 친구와 함께 갔다.

차 가까이 가서 일단 친구를 그곳에서 기다리라 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오라고 했다.

차 문을 두드리며 그가 일러 준 데로 엄지손가락을 펼쳤다.

그가 맞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나를 보곤 그는 흡족한 미소를 띠며 지갑을 열고 돈을 꺼냈다.

미리 세어놓은 돈인 거 같았다. 한 번에 15만 원을 꺼내는 걸 보니...

액수를 확인하고 나는 치마를 들치지 않으려 애를 쓰며 스타킹을 말아 내렸다.

 

허벅지 위로 스타킹이 돌돌 말리며 벗겨져 내려갈 때 그가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워낙 빠른 손놀림에 그만 당하고 말았다.

움찔 놀라며 그를 밀쳤다. 그리고는 문을 열려고 도어 손잡이를 찾았다.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내 팔목을 잡았다.

 

"알았어. 알았어. 안 그럴게. 스타킹이나 줘."

 

그의 말에 나는 그를 한번 쏘아보며 마저 스타킹을 벗었다.

그는 내게 말했다.

 

"한번 자는데 얼마야?"

"난. 꼴리면 공짜로 줄 수는 있지만 몸은 안 팔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문을 쾅 하고 세차게 닫아버렸다.

내가 열받았는 걸 그는 알았을까. 더 이상의 집적임 없이 그는 그 자릴 떠났다.

 

멍하니 서 있는 친구 곁으로 발길을 향했다. 놀랬는 모양이다.

소주 한잔하자며 팔짱을 끼고 친구를 끌었다.

 

몹시도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고 있었다. 소주 먹기 딱 좋은 날씨였다.

포장마차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나도 이런 장사나 한번 해볼까. 잠시 생각해본다.

 

뜨끈한 오뎅 국물로 떨리는 몸을 안정시킨 뒤 자리에 앉았다.

이곳에 오면 꼭 먹는 닭갈비를 시켰다. 다른 곳에 비해 이 집 닭갈비는 무척 맛있다. 매콤한 걸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다.

 

풋고추는 싫어한다. 땡추를 즐긴다. 청량초라고도 부르는.

여름에 물 말은 밥에 땡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걸 즐긴다.

 

친구와 한두 잔 소주를 들이켰다.

알딸딸해질 무렵 우리를 주목하는 눈길이 있음을 감지했다.

맞은편에서 남자들이 침을 흘리며 우리를 보고 있었다.

 

 

"얘. 우리 오늘 저놈들 가지고 놀아 볼까?"

 

친구는 나를 보며 살며시 말했다.

 

"그래. 오늘 기분도 우울한데."

 

대답하고 소주 한 잔 멋들어지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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