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특별한 아르바이트 -하편

소라바다 499 10.30 12:44
5. 카섹스

 

근 한 달 만에 만난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저녁과 함께 가볍게 마신 맥주에 그는 쉽게 취했다.

 

 

"세희? 도대체 이게 뭐야. 우린 결혼을 약속한 사인데 우린 아직 육체관계 한번 없었어. 그렇게 오래 거부하는 이유가 뭔지 이제 알고 싶어."

 

 

서너 차례의 키스와 패딩 외에 단 한 번 관계를 허용하지 않았던 세희에 대한 불만을 털어 내는 김 대리의 표정은 의외로 완강했다.

마치 결심하고 나온 사람처럼 단호했다.

 

 

"그냥 지키고 싶을 뿐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그러고 싶을 뿐이에요."

 

 

세희의 마음은 아팠다.

몇 차례의 관계 후 자신을 떠났던 남자들을 생각하면 결혼을 위해서는 마지막 것은 항상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 대리에게의 자기 육체는 최후의 마지노선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세희를 괴롭게 했다.

 

 

그러나 그날 그의 요구는 예전의 것과는 판이할 정도로 강했다.

 

 

세희는 포기하고 싶었다. 다른 수많은 남자에게 일회용 커피처럼 자신을 열어주며 정작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을 지킨다는 논리는 양심으로서는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제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껏 육체의 열정을 불태우고 싶었다.

지독한 이율배반의 질곡을 벗어나고 싶었다.

설령 관계로 인하여 파탄이 오고 말지라도 이젠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알았어. 어떤 식으로라도 자기 원하는 대로 해."

 

"............"

 

 

사방의 어둠이 차 안을 바깥과는 완벽하게 차단해주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맥주의 가벼운 향기가 후각을 자극했다.

 

 

그의 손은 어느 사이 블라우스의 단추를 열었다.

가슴이 떨려왔다.

이미 결심한 세희는 아주 빠른 속도로 흥분했다.

하지만 그 흥분의 기운을 숨기고 싶었다.

완전한 내숭을 떨고 싶었다.

 

 

조용히 숨소리를 죽이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정숙한 약혼녀로 행동하고 싶었다.

 

 

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점점 빨라지는 그의 호흡이 귓불을 자극했다.

 

 

청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조수석을 뒤로 젖혔다.

그리고 그는 급하게 세희의 위로 올라왔다.

 

 

사랑하는 남자의 무게가 자신의 유보한 욕망의 불에 지피고 있었다.

그 불길은 야릇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희는 철저히 숨죽이며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청바지가 내려진다.

하얀 세희의 두 다리가 어둠 속에서도 어렴풋이 빛난다.

봉긋한 젖가슴으로 그의 입술이 다가온다.

좁은 차 안의 시트에 세희의 다리가 앞 유리 쪽으로 가지런하다.

 

 

그가 바지를 내린다.

살갗이 와닿는 느낌이 신선하다.

그의 손이 부끄러운 털을 쓰다듬는다.

탄탄한 세희의 허벅지 사이로 그의 손이 유영하듯 움직인다.

세희는 다리를 비튼다. 첫 움직임이다.

 

 

두 사람의 입김이 유리창에 뿌옇다.

망사 팬티가 흘러내려 세희의 다리 끝에 매달려 있다.

적막한 호수 공원의 주차장에 몇 대의 차량이 들어왔다간 사라진다.

 

 

세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어둠의 색깔이 무성한 털의 윤곽을 확대하고 있다.

그의 솟은 심볼이 세희의 옥문 입구에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세희는 눈을 감는다.

유독 김 대리에게만 오래도록 지켜온 이미 난장처럼 되어버린 육체의 문이 열린다.

 

 

아. 미끄러운 것이 들어온다.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옥문이 움직인다.

미끄러운 것이 미끄럽게 들어오고 있다.

 

 

낡은 차의 시트가 삑삑거리고 있다.

차체가 조금씩 흔들거린다.

속도가 빨라지며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시트에서 묻어 나오는 그 불협화음, 한낮 이발소에서의 기억이 고개를 쳐든다.

그곳의 의자에서도 이런 소리가 났었지.

오늘은 네 명의 남자를 닦아 주었지.

크림을 발라 마사지를 하면 오 분을 넘기는 사내가 없었어.

마지막 손님은 유난히 물건이 크더군.

그래서 입으로 해줬지.

입안 가득히 흘러넘치던 미끄러운 것, 아카시아 향기 같은 그 미끄러운 느낌의 액체.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세희의 다리가 그의 다리를 안고 있다.

어둠 속에서 포개진 네 개의 다리가 허옇게 욕망을 말해주고 있다.

사랑? 욕망? 무엇이 어둠 속에 남아있는가.

이렇게 허기진 욕망을 이 남자는 어떻게 참아왔을까.

욕망의 아스라한 배설을 마치고 긴 수면으로 빠져들던 손님들과 이 남자는 어떻게 다른가.

 

 

발끝에 걸려있던 실팬티가 다리의 흔들림으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세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시트의 마찰음이 커진다.

 

 

19살의 나이로 입사했던 때가 생각난다.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춤추고 노래하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이 담백했던 시절이었지.

육체의 욕망을 달래는 데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 없던 시절.

그래 그때가 좋았어.

 

 

다리 사이에서 김 대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의 까칠한 다리의 감촉이 어색하다.

 

 

그랬지. 입사 두 달 되는 날 야유회였지.

노래하고 놀며 마신 술이 주량을 넘어버렸고 필름이 끊어졌었어.

지끈한 머리를 감싸며 눈을 떴을 때의 기억은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어.

 

 

팀장의 까칠한 다리가 하얀 허벅지 위로 걸려 있었지.

의지와 상관없이 육신이 남자의 다리 아래에서 사정없이 노출된 처음의 사건.

그 번들거리며 가랑이에 말라붙어 있던 남성 분비물의 이질감으로 한동안 몸서리를 쳤지.

 

 

김 대리의 가쁜 숨이 귓가를 덥혀 오고 있다.

 

 

남자는 늘 숨이 가빠지며 쏟아놓곤 했지.

적당한 온도의 따뜻함으로 쾌락의 샘물을 쏟아버리면 호흡이 가지런해지고 했어.

이 남자도 곧 욕망의 물을 쏟아내겠지.

그리고 어떤 표정으로 나를 대할까.

두렵다.

 

 

정복한 사내의 표정은 언제나 의기양양했지.

그것이 싫었어.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한 이 남자에게 난 얼마나 초인적 노력으로 인내했던가.

아아. 그런데 지금 이 공원의 어둠 속에서 나는 이제 열리고 말았어. 아니, 열고 말았어.

 

 

세희의 엉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복잡한 생각과는 다르게 이제 반응을 시작한 세희의 엉덩이가 심한 수축 작용을 하고 있다.

남자의 움직임보다 훨씬 격렬한 요동이다.

 

 

아주 조심스레 세희는 체위를 바꾸고 있다.

 

 

갑자기 이 남자를 누르고 싶다.

이발소에서의 기마자세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 남자를 대하고 싶다.

내 온 정성을 다해서 남자를 분출시키고 싶다.

그간 눌러온 내 사랑과 욕망의 이름으로 이 남자를 기쁘게 하고 싶다.

가난했던 탓으로 결혼까지 미루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다.

 

 

세희는 삽입의 상태로 겨우겨우 남자의 위로 오른다.

 

 

엉덩이를 돌린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머릿결이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단추만 헤집어진 하얀 젖가슴이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우윳빛 살결.

 

 

고개를 젖힌 세희의 움직임이 거칠어진다.

들었다, 놓았다, 뺐다, 넣기를 반복하며 세희는 단념한다.

 

 

이미 내 끼를 숨기기엔 때가 늦어 버렸어.

난 이제 하내 욕망덩어리일 뿐이야.

이 남자에게 더 이상 결혼 상대로 남지 않아도 좋아.

아아. 견딜 수가 없어. 하늘로 오르는 듯한 기분이야.

이 시간의 순간이 내게 있을 뿐이야.

 

 

"아아. 미치겠어. 자기, 자기 엉덩이를 더 들어봐."

"나와버릴 것 같아...."

"안돼. 좀 더, 좀 더, 조금만 더, 아아 조금 더. 난 어떡해.."

 

 

세희는 다급하게 외치고 있다.

좀 더라고 외치는 세희의 말은 거의 절규에 가까워지고 있다.

 

 

"푸우 ....."

"안돼, 조금 더, 제발 조금 더. 나 죽어, 죽어, 조금만 더, 제발."

 

 

완전히 몸을 뒤로 젖힌 세희는 거의 단말마의 신음을 내며 앞 유리창에 뒷머리를 부딪친다.

종착지다.

세희는 끝없이 더를 외치고 있지만 이미 김 대리는 쏟아내고 만다.

미끈한 샘물이 기마자세로 앉은 세희의 다리 사이로 흘러내린다.

 

 

세희는 후회스러웠다.

아주 빠르게 식어버리는 남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데다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뱉어버린 사실이 후회스러웠다.

 

 

담배를 빼 문 김 대리의 누운 자세가 또다시 이발소의 손님 같다.

휴지로 자신의 아래를 닦아낸 세희는 바닥에 팽개쳐진 팬티를 주워 다리 위로 올렸다.

그리고 섹스를 가진 후 처음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의 표정이 아무래도 심상찮다.

 

 

 

 

7. 술 취한 손님

 

약혼자와 첫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날 출근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 기분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이발소에 가자마자 손님 자리로 갔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누워서 코를 골고 있다.

주변에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깨우기 위해 흔들어 본다.

피곤함에 겨운 사내가 눈을 뜬다.

세희는 마사지로 끝을 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내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으레 물었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 마사지로, 아님?"

"자신 있는 걸로 해. 단 화끈하게...."

 

 

사내의 손이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아주 신속한 사내들의 손은 엉덩이와 두덩 사이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별 느낌이 없다.

사내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가랑이를 맡겨두고 있다.

사내는 손가락으로 음순을 헤집고 있다.

 

 

사내의 바지를 내린다.

크림을 잔뜩 바른다.

사내의 것은 일어서지 않는다.

낭패다.

 

 

세희는 사내의 가슴팍으로 손을 밀어 넣고 젖꼭지를 당긴다.

그리고 한 손으로 사내의 양쪽 방울을 쓰다듬는다. 반응이 없다.

 

 

"아저씨.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잘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섹시하게 해보란 말이야. 씨...."

 

 

세희는 입으로 가져간다.

흐물흐물한 중년 사내의 성기가 입안 가득히 들어온다.

눈을 감고 빨아댄다.

서서히 일어난다.

입안에 팽창한 사내의 성기가 자꾸 커진다.

빨리 끝내고 싶은 세희는 아주 속도감 있게 빨아댄다.

사내는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누워있다.

 

 

시간이 흐른다.

어제의 기억이 문득 난다.

차 속에서 나눈 김 대리와의 관계가 자꾸 떠 오른다.

아주 처절하게 자신의 욕망을 나타내고 말았던 그 낭패감과 후회감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

 

 

서비스 자세로 돌려대던 것이 더욱 후회스럽다.

김 대리는 나를 어떻게 볼까.

적당한 끼를 지닌 여성이 아니라 아주 화냥기가 넘치는 색녀로 본 것은 아닐까.

 

 

아. 지금의 내 입 속에는 알지 못하는 술꾼의 남근이 가득하다.

이 비릿한 느낌의 남자 생식기를 나는 온 입으로 빨고 있다.

매일매일 이를 닦으며, 나는 낯선 사내들의 성기를 빨 준비를 한다.

 

 

난 오로지 돈을 위해서 이러고 있는가.

그런데 이런 일이 어째 크게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인가.

 

 

사내는 아직도 반응이 없다.

벌써 이십 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세희는 치마를 올린 뒤 팬티를 내린다.

오늘만큼은 빨리 일을 마치고 싶다.

실제 삽입을 해서라도 일을 마무리하고 싶어진다.

 

 

기마자세로 남자의 성기를 넣었다.

가는 손가락에 한가득 감긴 사내의 성기를 자신의 내부에 넣어버린다.

쑥 들어가는 느낌이 포만감을 준다.

터프하게 사내의 성기를 옥죄며 세희는 반복 행위를 한다.

 

 

"찌일 퍽 찌일 퍽..흐흥 지일 퍽."

 

 

위에서 짓누르는 힘과 부딪는 소리가 야릇하게 온 실내를 채우고 있다.

방아를 얼마나 찧었을까.

여전히 사내는 미동도 없이 누워서 반응이 없다.

그저 솟아오른 성기로만 말을 할 뿐이었다.

 

 

십 분이 지나고 삼십 분이 지나고 세희는 이제 흥분과 피곤이 동시에 밀려와 도저히 계속할 수가 없었다.

말초감각의 흥분이 몇 차례나 계속되어 찔끔 찔끔, 음수를 몇 번이나 쏟았던가.

아. 이제 견딜 수가 없다.

온몸이 땀으로 가득하다.

거의 탈진의 순간이 오고 있다.

하지만 사내는 아직도 묵묵부답, 그저 팽팽한 성기를 꿈틀거리며 누워 있다.

 

 

"그만. 안 되겠어요. 술에 취하셔서. 이만 끝낼까요?"

"그럼 팁은 없는 거다."

"그런 게 어딨어요. 제가 얼마나 애써 서비스해 드렸는데."

"아. 이년아. 꼴린 채로 끝도 못 내주면 그 기분은 어쩌란 말이야, 썩을 년 같으니."

"말씀이 지나쳐요. 취소하고 나가세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거친 손바닥이 뺨을 후려갈긴다.

 

 

그날 세희는 일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

이발관 주인은 세심하게 위로해 주었지만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8. 추락의 순간

 

육 개월의 시간은 빨리 흘렀다. 심신이 지쳤다.

그 일은 여러 가지 즐거움을 주었지만 여러 가지 아픔을 주기도 했다.

 

 

세희는 이제 제법 되는 돈을 벌었다.

이제 이곳을 그만두고 김 대리와의 예정된 결혼을 서두르기로 했다.

내 인생의 가장 아픈 추억이지만 많은 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예 송두리째 인생에서 빼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은 마지막으로 서비스하며 쉼 없이 욕망과 쾌락 고통이 함께 했던 이곳을 벗어날 것이다.

 

 

두 명의 손님은 아주 쉬이 해결되었다.

짧은 시간에 두둑한 팁을 남기고 사라졌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오후 손님을 위해 밀실 의자로 향했다.

오전에 세희가 일할 때 들어온 손님은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종업원 언니가 결근하는 바람에 손님이 밀리고 있었다.

 

 

캄캄한 밀실에 면도를 마친 사내가 누워있다.

마사지팩이 얼굴을 완전히 차단한 손님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세희는 결심했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손님과 오늘은 화끈한 한판의 섹스를 하고 싶었다.

 

 

사내의 허리춤에 손을 대자 사내는 어김없이 자기 손을 세희의 치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무릇 이런 손짓의 의미는 관계를 하자는 의미 외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세희는 동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세희는 다리를 한껏 벌려 사내의 손 움직임을 도왔다.

사내의 손은 아주 빠르게 세희의 부끄러운 털을 어루만졌다.

 

 

세희의 가랑이는 벌써 젖어오고 있다.

다급하게 사내의 바지를 내린다.

캄캄한 실내에는 세희의 허연 허벅지 살이 빛을 발한다.

 

 

사내의 위로 오른다.

다리를 한껏 벌린 세희는 음모로 사내의 다리를 비빈다.

그리고 서서히 결합을 시도한다.

 

 

세희의 기분은 아주 상쾌하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기억은 오늘 끝이다.

이제 결혼하게 될 것이고 나는 평범한 주부의 행복을 가질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남자의 영상이 주 마 등처럼 떠오른다.

빨고, 뱉고, 빼고, 넣고, 만지고, 도무지 얼마의 남자를 서비스했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그리고 수차례 자릿한 섹스의 경험을 떠올린다.

결혼하고도 이곳을 잊을 수 있을 것인가.

숨기고 싶은 삶의 부분이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내는 몇 번인가 신음소리를 낸다.

흥분한 세희는 흥흥거리며 누르기를 반복한다.

엉덩이에 와 있는 사내의 손길이 간지럽다.

마지막 몇 번의 움직임에 사내는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분비물을 쏟아낸다.

 

 

아직도 황홀경이 지속되는 세희의 질 입구에 분비물은 흥건히 추락하고 있다.

세희는 조금만 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손님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얼굴에 팩을 좀 떼줘요. 갑갑해...좀 자고 싶어."

 

 

아주 정답게 들었던 목소리처럼 느끼며 팩을 떼었다.

그 얼굴에서 완전히 분리된 팩을 휴지통에 버리고 오는 순간 실내 형광등이 갑자기 켜졌다.

그리고 후닥닥하는 발소리가 이어지고 눈부실 정도의 조명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 순간 놀란 사내가 정확하게 세희를 응시했고, 카메라 플랫시에 깜짝 놀란 세희는 자기를 바라보는 사내의 얼굴이 김 대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무런 손을 쓸 대책도 없이 아주 짧은 순간에 일어난 기습적인 일이었다.

 

 

"아아..."

 

 

세희는 반나체의 옷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경악하고 있었다.

역시 이 황당한 일에 넋을 뺏긴 김 대리가 옷을 급하게 챙기기까지는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발관 주인 남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세희는 바닥에 쓰러졌다.

 

 

경찰이 일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주 짧았다.

그처럼 세희의 종말은 아주 빠르고도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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